
이 영상은 피그마(Figma)의 공동창업자 딜런 필드가 AI Startup School에서 피그마의 성장 과정, 디자인과 창업, 그리고 AI 시대의 미래 역할에 대해 진솔하게 나눈 대담이다. 초기의 방황, 제품-시장 적합성, 커뮤니티와의 대화, 그리고 디자인이 AI 시대로 갈수록 중요해질 이유 등 핵심적인 통찰이 오간다. 딜런은 디자인이 기술적 차별화의 핵심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창업가와 디자이너 모두에게 현장 경험과 빠른 피드백,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중요성을 직접적인 예시와 조언을 통해 설명한다.
딜런 필드는 우선 현재의 피그마를 소개한다. 현재 피그마는 약 1,700명의 직원과 8개의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최근 IPO(기업공개)라는 큰 이정표를 달성했다. 그는 제품 피드백에 항상 열려 있음을 밝힌다. 이후 대담은 자연스럽게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딜런과 공동창업자인 에반(Evan)은 원래 브라운대학교에서 만난 사제지간이었고, 처음에는 드론과 쿼드콥터 또는 WebGL(웹 기반 그래픽 기술)에 집중했다. 심도 깊은 토론 끝에 두 사람은 드론 대신 WebGL을 선택, 본격적인 개발에 입문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 에반이랑 같이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도 된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운이 좋으면 멋진 회사를 세울 수 있는 거죠."
초기부터 피그마를 스케일이 가능한 스타트업으로 만들기 위한 목표가 있었고, 각종 어려움에도 100K 테일 펠로우십(Teal Fellowship) 등의 초기 자금 지원이 도움을 줬다고 언급했다. 이런 여유는 충분한 탐색 기간을 보장해줬고, 결국 피그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창업 초반 피그마 팀은 수많은 아이디어를 시도했다. '밈 생성기'를 만들기도 했고, 여러 번 방향전환(피벗)도 겪었다.
"매주 미래를 하나씩 발명하는 기분이었죠. 하지만 '내가 이걸 하려고 브라운을 자퇴했나?'라는 회의감이 밀려오기도 했죠."
"공동창업자가 있으면 서로의 기운이 상호 보완돼서 다시 힘을 내요."
첫 사용자들은 대부분 냉정한 이메일 보내기(콜드 이메일)와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했다. 이전 인턴십 인연 등을 되살려 디자이너들에게 커피를 사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구했다.
"디자이너들이 솔직하게 '너희 제품 이래서 별로야. 이걸 이렇게 고쳐야 쓸 수 있어.'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피드백을 줬어요."
이런 방식으로 가파른 학습곡선을 거치며 초기 고객이 Notion, Kota(구 Krypton) 등으로 확장됐다. 중요한 건 끊임없는 피드백 루프였고, 내부에서도 제품을 점점 개선해나갔다.
피그마는 출시 전 상당히 오랜 시간을 투자했다.
"무조건 빨리 출시해서 돈도 받아봐라. 그게 답이다. 나처럼 너무 오래 준비하지 마라."
딜런은 초기에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피드백' 때문에 출시를 미뤘으나, 지금 돌아보면 팀을 더 빨리 키우고 빠르게 실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털어놓는다.
"팀에서 완벽한 로드맵을 들고 오면 '이걸 어떻게 더 간단하게 테스트할 수 있을지'부터 묻습니다."
또한, 제약의 문화가 혁신을 불러온다며, 소수의 인력과 자원으로 궁리하며 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게 된다고 강조한다.
제품-시장 적합성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줄 때가 진짜 '마켓 풀'의 시점이라는 것.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거 온 사방에 퍼져서, 이제 돈을 받으시죠'라고 했을 때, 아 제대로 뭔가 되는구나 싶었죠."
"제품에 대해 사람들이 엄청 집착하면서 미래를 기대하는 순간이 기회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지난 10여 년 간 디자인의 위상은 매우 높아졌고, 피그마가 그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딜런은 말한다. 과거엔 단순히 '예쁘게 마무리하는' 덧칠이었지만, 이제는 본질적인 사용자 경험 전체, 작동 방식 자체를 설계하는 중심이 되었다.
"에어비앤비도 '우리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죠."
"AI 시대에 소프트웨어 만들기가 점점 쉬워질수록, 진짜 차별화 포인트는 디자인, 장인정신, 그리고 디테일에 대한 집착입니다."
오픈AI의 거대 디자인 관련 인수(조니 아이브의 회사)는 일각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도 받지만, 딜런은 '내가 이해 못한다고 공격하지 말고, 뭔가 비밀이 있을 거라 가정하고 열린 자세로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피그마는 다양한 신제품(FigJam, Slides, Draw, Buzz 등)을 론칭하는데, 대부분은 고객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다가 맞춤형 제품으로 빼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피그마에서 특정 작업이 많이 이루어진다면, 아예 별도의 툴로 분리해 집중적으로 발전시켰죠."
"MAKE는 '프롬프트에서 앱까지' 빠르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지금 실제 업무 방식도 크게 바꿨죠."
최근 트렌드는 디자인, 개발, 리서치의 경계가 점차 흐려진다는 점이다. AI 역시 프로토타입 등 초기 개발 부분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만, 아주 복잡한 완성 단계에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진단한다.
UI 패러다임 역시 채팅 중심이지만 이것이 최종 진화형일 리 없다는 자신감도 보인다.
"지금 AI 인터페이스는 마치 MS-DOS 초기 시절 같아요. 10년 뒤 돌이켜보면, '예전엔 이런 채팅박스로만 썼다니' 할 겁니다."
딜런은 디자이너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단순 '디자인'이 아닌 문제 정의, 리서치, 프로덕트 구조 전체에 디자이너가 관여해야 한다는 것.
"디자이너가 창업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게 점점 더 많아질 거예요. 그리고 점점 더 조직 내에서 리더, GM, 전문가가 늘어날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디자인은 단순히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동작하느냐입니다."
연구팀에도 디자이너를 깊게 임베딩(embedding)하고, 단순한 AI 개발이 아니라 실제 써보는 사람, 즉 엔드 유저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청중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구체적인 창업 팁, 오픈소스 생태계, 디자이너로서의 제품화 기준, AI 윤리 등 다양한 논점이 오간다.
윤리적 차원에서도, AI가 실제로 무엇을 기반으로 추론하는지, 환경 영향 등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딜런은 AI가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음을 언급하며, 인간적 교류의 중요함을 다시 강조한다.
"혼자서 AI 챗봇이랑만 대화하지 마세요. 꼭 연애도 해보시고, 사람을 만나세요. AI 남친/여친이 주류가 되는 미래는 사회적으로 스스로를 망치는 셈입니다."
또, 성공의 핵심은 여전히 다양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경험을 넓히는 데 있음을 역설했다.
피그마의 성장 과정 중 "가장 즐거웠던 시기"를 묻자, 딜런은 '지금 이 순간'이라고 답하며, 여전히 수많은 아이디어와 멋진 팀,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가 넘쳐난다고 말한다.
디자인 원칙으로는 다음을 강조한다.
"단순한 것은 반드시 단순하게, 복잡한 것은 가능하게 만들어라."
딜런 필드는 디자인과 창업, 연구의 경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모두가 혼자서 일하는 시대, 누구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의 마지막 한마디는 이렇다.
"내부적 가치를 지키며, 주변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것이 결국 삶의 의미 아닐까요?"
이 대담은 '디자인이 곧 차별화의 핵심'임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중요해질 것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사용자의 진짜 필요를 듣고 이를 빠르게 실험하는 자세, 겸손하게 배움을 멈추지 않는 태도야말로 창의적 리더와 조직에 꼭 필요한 덕목임을 딜런은 진심을 다해 전한다.
🎨 디자인적 사고가 AI와 맞물려 미래를 주도할 것이며, 디자이너 역시 창업자, 연구자, 그리고 변화의 리더로 거듭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