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트업과 혁신 기업의 탁월함은 민주적 의사결정보다 창업자의 확고한 비전과 집착에서 비롯된다. 이 글은 창업자가 제품과 방향성을 '독재'적으로 이끌 때 회사가 가장 큰 성과를 내며, 단순한 권위주의가 아니라 '선의의 독재'만이 진짜 차별화된 조직을 만든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직원들은 완벽한 협업과 의사결정보다, 결국은 강력한 리더의 뚜렷한 목표와 집착을 원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회사의 중요한 제품 리뷰 회의에서 창업자가 회의실에 들어와 팀이 몇 주를 들여 준비한 PRD(제품 요구사항 문서)를 갈기갈기 찢는다. 그는 화이트보드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직접 그린다. 단순한 '세 개의 박스와 화살표',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뜬다. 회의실에 있던 수석 엔지니어들은 찢어진 문서를 바라보며 어색하게 침묵한다. PM이었던 필자는 말없이 '이제 이 그림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받아들인다.
"그때 알았다. 최고의 회사들은 사실상 독재로 움직인다. 우리는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할 뿐이다."
이 경험은 모든 결정을 합의와 토론으로 이끄는 '민주적'인 조직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과거 '협업'만을 강조했던 다른 회사에서는 8명의 임원이 한 시간 동안 각자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끝은 또 다른 회의 약속만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제발 뭐가 중요한지 딱 말해주세요. 그냥 결정을 내려주세요."
혼란스럽고 시간만 늘어지는 민주적 논의에 비해, 창업자가 분명한 방향을 제시할 때 팀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글쓴이는 "독재"가 단순한 "전제정"과 다르다고 분명히 설명한다. 제품에는 '비상식적인' 수준으로 완벽을 요구하지만, 사람에게는 놀랄 만큼 합리적이고 따뜻한 배려를 보이는 창업자가 진짜 좋은 리더라는 것이다.
"최고의 창업자들은 제품에 대해서는 불합리할 정도로 집요하지만, 사람에게는 확실히 신중하고 이성적이다. 픽셀 하나에도 몇 시간을 논쟁하고, 동시에 누군가 힘들어보이면 곁눈질로 알아차린다."
비판할 점도 있다. 이런 창업자 중심 조직에서는 비(非)창업자가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맡지 못하고, 운 좋으면 '기사(knight)', 보통은 '졸(pawn)'처럼 남의 꿈을 실현하는 역할에 머물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량 있는 창업자 곁에서 일하는 것이, 민주적인 큰 조직의 직원 50번이 되는 것보다 훨씬 크고 역동적인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역설한다.
작가는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창업자가 H1과 H2 태그, 글자 수, 폰트 두께 하나까지 집착적으로 챙기는 장면을 여러 번 봤다고 전한다. 심지어 창업자가 100가지 랜딩 페이지 변형을 손수 그리면서 "이게 먹힌다"고 주장해 A/B 테스트도 거부했다.
"팀원들은 그를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는, 이 페이지가 업계 표준의 세 배나 되는 전환율을 기록했다."
이 모든 집착과 '비상식적' 디테일 추구가 오히려 예상치 못한 대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창업자형 독재'의 본질은 집착 외에도 압도적인 속도감에 있다. 그는 "이런 창업자들은 남들이 토론하는 동안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섯 버전을 완성한다"고 썼다. 평범한 조직 속도는 이들에게는 답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화에서는 비(非)창업자는 주로 실무자로 남는다. 작가는 "내가 진짜 원하는 건 왕이 되어 비전을 세우는 건데, 실제로는 기사 아니면 졸에 머문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남의 꿈을 빌드업하는 건 때로 내 야망이 머릿속에만 남는다는 점에서 아프다. 하지만 남의 비전을 최고 수준으로 구현하는 일도 엄청난 창의성을 요구한다. 단지 크레딧을 못 받는 것뿐이다."
직원들은 "민주적인 의견 존중"과 "창업자의 명확한 제품 감각"을 동시에 원한다. 둘 다 가질 수 없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창업자의 독특한 운영 시스템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창업자들은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이게 그들의 운영 체제다."
반면 모든 창업자가 따라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비전은 있지만 직원 케어가 없는 창업자는 독재가 아닌 '태만'에 가깝다. 진정 따라갈 만한 창업자는 집착과 배려가 모두 극단적인 소수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결국 직원이든 조직원이든 평범한 민주주의보다 집착적이고 뚜렷한 비전을 가진 창업자 곁에서 일할 때, 더 큰 성장과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진실을 담담하게 전한다.
"진짜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 밑에서 한 번 일해보고 나면, 그 외의 회사 생활은 오히려 방황처럼 느껴진다."
회사를 성공으로 이끄는 궁극의 힘은, 모두가 합의하는 민주적 절차보다는 비전과 디테일에 집착하는, 하지만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창업자형 '선한 독재'에 있다는 걸 이 글은 강하게 시사한다. 당신이 성장과 변혁, 그리고 진짜 임팩트를 원한다면, 그 집착에 올라타거나 스스로 왕국을 세우는 길을 택하라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