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 Combinator의 RFS는 "이걸 누가 풀어줬으면 좋겠다"는 미래 과제 목록으로, 꼭 여기에 적힌 아이디어가 아니어도 YC 지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Summer 2026 에디션의 큰 줄기는 AI가 '기능'이 아니라 '기반'이 되면서 소프트웨어·서비스·하드웨어·물리 세계까지 다시 설계되는 흐름이에요. 특히 농업(탈화학), 서비스의 AI 대체, 개인맞춤 의료, 회사 지식의 구조화, 드론 스웜 방어, 에이전트 시대의 소프트웨어/칩/공급망 같은 "스택 전체" 기회가 반복해서 강조됩니다.
YC는 RFS를 "우리가 창업가들이 풀어줬으면 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전통"이라고 소개합니다. 다만 이 목록은 YC가 투자하는 전체 분야의 일부일 뿐이라서, 어떤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면 "추가 확신" 정도로 받아들이되 이걸 꼭 해야만 지원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긋습니다.
Summer 2026의 전반 분위기는 명확합니다. 이제 AI는 제품의 한 기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서비스·실리콘(칩)·로보틱스·물리 세계를 새로 쌓아 올리는 "바닥"이 됐고, 그 재구축을 하는 스타트업의 موج(웨이브)가 온다는 관점이에요.
"AI는 더 이상 기능이 아니라, 기반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글은 현대 농업이 화학물질(농약 등) 위에서 굴러가며 한동안은 효과가 있었지만, 이제는 문제가 누적되고 있다고 짚습니다. 잔류 농약이 음식·물·토양 전반에 퍼지고, 글리포세이트 같은 물질의 장기 건강 리스크에 대한 전 세계적 불안이 커졌다고 말하죠. 동시에 자연은 적응해서 잡초·해충이 내성을 갖게 되고, 농가는 더 많이 뿌릴수록 효과는 줄고 비용과 위험은 커지는 악순환에 갇힙니다.
"농부들은 나쁜 루프에 갇혀 있습니다: 화학물질을 더 쓴다 → 효과는 줄어든다 → 더 많은 돈을 낸다 → 더 많은 위험을 떠안는다."
그런데 예전엔 "거의 불가능"처럼 보였던 이 문제가, 여러 변화가 한꺼번에 오면서 풀릴 수 있는 국면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합니다.
핵심은 시장 규모입니다. 농업은 세계 최대급 시장이고, 비용을 낮추면서 수확량을 올리면 도입 속도는 느리지 않고 "폭발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농약 사용을 90% 줄이면서도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게 돕는 회사는… 좋은 비즈니스를 넘어 세대적(Generational) 회사가 될 겁니다."
다음으로 YC는 AI 모델이 빠르게 좋아지면서, 이제는 공학(엔지니어링)을 넘어 훨씬 복잡한 업무도 가능해졌다고 말합니다. 흐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이래요.
이게 중요한 이유로, 세상에서 지출되는 돈은 소프트웨어보다 서비스 지출이 훨씬 크고, 이미 아웃소싱된 서비스가 많아 AI 제품으로 대체하기 쉬운 구조라는 점을 듭니다.
특히 관심 분야로는 아래를 콕 집습니다.
"도구를 주는 대신, 그냥 일을 해주는 것. 우리가 기대하는 다음 단계는 그겁니다."
YC는 지능형 에이전트가 의료를 더 개인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시로 Claude Code 같은 에이전트 하네스를 언급하며,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맞춤 제안을 더 정확히 만들 수 있다는 그림을 제시합니다. 여기서 "개인 건강 데이터"는 진단검사, 유전체 스캔, EHR(전자의무기록), 웨어러블 정보 등을 포함해요.
동시에 과학 쪽에서 두 가지 혁명이 같이 일어난다고 정리합니다.
이 조합이 결국 치료 전달 방식의 혁명으로 이어지고, 데이터와 지능이 환자의 질병 위험 평가를 더 정확히 하며, 중증 질환 치료 접근성의 민주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생태계 전 단계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올 거라고요.
"풍부한 데이터와 지능은 환자가 질병 위험을 더 정확히 평가하게 하고, 가장 심각한 질병의 치료 접근성을 민주화할 수 있습니다."
YC는 "회사 자동화"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이제 모델 성능이 아니라 도메인 지식이라고 단정합니다. 중요한 노하우가 사람 머릿속, 오래된 이메일, Slack 스레드, 티켓, DB 곳곳에 흩어져 있고, 인간은 "어렴풋이" 그 위치와 적용법을 기억하며 회사가 굴러가지만, AI 에이전트는 그렇게 일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필요한 새로운 기본 구성요소(primitive)가 회사 두뇌(company brain)라고 합니다. 단순 검색이나 문서 챗봇이 아니라,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지도를 만들고 이를 AI가 실행 가능한 스킬 파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예를 들면 환불 처리, 가격 예외 승인, 장애 대응 같은 실제 프로세스를 구조화해 AI가 안전하고 일관되게 일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그림이에요.
"이건 회사 전체 검색이나 문서 챗봇이 아닙니다. 회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지도입니다."
마지막엔 꽤 강한 결론을 덧붙입니다.
"전 세계 모든 회사가 결국 하나씩은 필요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글은 충격적인 사례로 시작합니다. 저렴한 이란 드론 떼가 AWS 데이터센터를 무력화했고, 아무도 막지 못했다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더 무서운 가정으로 "천 대 규모의 협동 드론 스웜"이 오면 우린 가망이 없다고 경고합니다.
핵심은 비용 비대칭입니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300만 달러. FPV 드론은 500달러."
지금의 대드론 방어는 레이더·카메라·재머·요격체·인간 감시가 뒤섞인 엉킨 조합이고, 서로 말도 잘 안 통하며, 취미용 드론에는 통할지 몰라도 스웜에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YC가 원하는 건 카운터-스웜 '스택'입니다. 예시는 아래처럼 매우 구체적이에요.
특히 드론 방어의 본질이 "무기 운용"에서 "실시간 분산 시스템 운영"으로 바뀐다는 통찰을 강조합니다.
"드론 방어는 점점 무기를 운용하는 게 아니라, 실시간 분산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승자는 레이시온보다 클라우드플레어를 더 닮을 겁니다."
AI 이전엔 모든 사용자가 거의 동일한 UI를 쓰고, 테마/뷰 정도만 바꾸는 수준이었다고 짚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개인화"도 사실 레이아웃은 같고 콘텐츠만 달라지는 정도라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원사이즈핏올처럼 느껴진다는 문제의식이에요. 이메일 사용 방식이 직장인과 대학생이 다른데도, 이메일 클라이언트는 다 비슷하다는 예시가 나옵니다.
예외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로, 포워드 디플로이드 엔지니어(FDE)가 고객사별로 커스터마이징해주기 때문에 경험이 좋아지는데, 이제 코딩 에이전트가 충분히 좋아져서 사용자가 스스로 FDE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코딩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자기 자신을 위한 포워드 디플로이드 엔지니어가 되게 해줄 만큼 좋아졌다고 봅니다."
이 미래에서는 회사가 "완성된 UI"를 고정적으로 배송하기보다, 공유 프리미티브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최종 인터페이스를 대폭 수정하는 것을 전제로 설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소프트웨어 전달 스택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아래 질문들을 던집니다.
재사용 로켓(예: SpaceX, Stoke Space)으로 인해 인류의 우주 운송 능력이 크게 늘고, 그 결과 우주에서 필요한 컴퓨팅(특히 추론)도 폭발적으로 늘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YC는 "우리가 특히 보고 싶은 우주 전자장치"로 우주용 인퍼런스 칩을 지목해요.
여기서 "우주용" 최적화는 지상과 조금 다릅니다.
"우주에서 인퍼런스 칩 시장은 엄청나게 클 겁니다."
YC는 최근 의료기기부터 홈 로봇, 우주까지 하드웨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미국에서 하드웨어를 만드는 속도는 중국(특히 선전) 대비 너무 느리다고 말합니다. 선전은 디자인에서 새 부품까지 하루 만에 도는 팀도 있는데, 미국은 그 루프가 몇 주씩 걸리고, 그 격차가 누적된다는 거죠.
중요한 진단은 "문제는 공급망만이 아니라 이터레이션 속도"라는 점입니다. 중국은 촘촘한 공급자 네트워크, 빠른 턴어라운드, 설계-생산 간의 긴밀한 조정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미국에는 그 시스템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일부 스타트업이 부분적으로 쌓는 중이라며 예시로 Hlabs(W26), Prototyping.io(P26)를 언급하지만, 전체 스택은 아직 비어 있다고 평가합니다.
YC가 특히 관심 있는 스타트업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격차의 핵심은 반복 속도입니다."
더 큰 그림으로 YC는 달과 우주에서의 산업 역량, 특히 달의 레골리스(regolith)를 활용해 실리콘·알루미늄·철·티타늄 같은 원재료를 전기분해로 추출하고, 용융 레골리스로 복잡한 구조물을 3D 프린팅하는 방향을 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달은 지지대가 거의 필요 없어서(중력/환경 차이) 지상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논리도 붙습니다.
Diana Hu의 섹션은 칩 이야기를 한 단계 더 구체화합니다. 대부분의 AI 칩이 "프롬프트 넣고 응답 받는" 세계를 전제로 설계됐지만, 에이전트는 반복 루프를 돈다고 강조합니다. 도구 호출, 분기, 되돌리기, 수십 단계에 걸친 컨텍스트 유지가 핵심이죠.
이런 워크로드는 GPU가 최대 성능 대비 30~40%밖에 활용하지 못하는데, 이유는 일이 "버스티(bursty)"해서 메모리 바운드 모델 호출, I/O 바운드 도구 사용, CPU 바운드 오케스트레이션 사이를 계속 튀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활용률 격차가 목적형 실리콘이 이길 자리라는 주장입니다.
특히 "에이전트 루프 자체"를 위한 설계 포인트로 다음을 듭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메시지로 "칩만이 아니라 컴파일러가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Groq의 진짜 통찰은 칩이 아니라, 그 칩이 작동하게 만든 컴파일러였습니다."
다음 파트는 투자자들이 AI 코딩 때문에 소프트웨어 시총에서 수조 달러를 날렸다는 분위기를 언급하며 시작하지만, YC는 그걸 오히려 스타트업 기회로 뒤집습니다.
"그게 기존 업체엔 나쁜 소식일지 몰라도, 스타트업에겐 좋은 소식입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SaaS 모델이 이긴 이유는 커스텀 소프트웨어가 너무 비싸서 5명짜리 스타트업이 세일즈포스를 못 이겼기 때문인데, AI가 소프트웨어 생산 비용을 10~100배 낮추면서, "수천만 줄 코드"로 쌓아 올린 레거시의 해자가 무너졌다는 거예요.
공격 스펙트럼도 단계적으로 제시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관리 툴" 같은 쉬운 타깃에 머물지 말고, 정말 불침번처럼 보이는 영역(칩 설계, ERP, 산업 제어, 공급망 관리 등)을 치라고 권합니다.
"크고, 1천만 줄짜리 코드베이스… 수십 년간 건드릴 수 없었던 것들을 노리세요."
YC는 앞으로 인터넷의 "다음 1조 사용자"는 사람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될 거라고 강하게 말합니다. 이미 에이전트는 웹을 탐색하고, 조사하고, 구매하고, 레거시 CRM을 다루는데, 문제는 지금 소프트웨어가 사람의 클릭 기준이라 느리고, 일관성이 없고, 부서지기 쉽다는 점이에요.
"에이전트는 완전히 다른 기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에이전트 시대엔 폼/버튼/대시보드 같은 시각 UI보다, 아래 같은 기계 판독 가능한 인터페이스가 중요해진다고 정리합니다.
또 에이전트가 사람 도움 없이도 도구를 "발견→가입→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문서화가 매우 탄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결론은, 사람들이 쓰는 주요 소프트웨어 카테고리 대부분이 에이전트-퍼스트로 재구축될 것이고, 그 기회는 기존 업체의 땜질이 아니라 에이전트를 1등 시민으로 설계하는 스타트업에서 나온다는 주장입니다.
"모두가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지만, 가장 큰 기회는 그 에이전트가 의존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전통적으로 "스타트업은 스타트업에게 팔아라"는 조언이 있었는데, YC는 AI가 등장하면서 스타트업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객군—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F100급)—도 초기팀이 공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를 3가지로 정리해요.
그리고 지난 3년 동안 실제로 YC 회사들이 배치 중이거나 창업 1년 내에 파일럿 및 수백만 달러 계약을 따내는 사례가 처음으로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고 합니다.
"이제는 회사의 첫 고객이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경우도 전혀 드문 일이 아닙니다."
"3년간 스텔스로 숨어 있다가 기능 동등성 맞춘 뒤 출시한다는 밈은 끝났습니다."
Diana Hu의 또 다른 섹션은 반도체 공급망의 비효율을 아주 구체적인 숫자로 보여줍니다. 첨단 AI 칩 하나는 약 1,400개 공정, 수십 개 국가, 5개월이 걸리는데, 이게 여전히 스프레드시트·SAP·전화로 관리된다는 거예요.
2021년엔 300달러 칩 하나가 5만 달러짜리 차 생산을 막아, 2,100억 달러 규모 차량이 생산되지 못했다고 상기시킵니다. 그리고 기업들은 2~3차 협력사로 내려가면 가시성이 거의 0이었다고요.
최근엔 더 복잡해졌다고 봅니다.
그런데도 실시간 할당 추적, 멀티티어 리스크 모니터링, 수출 컴플라이언스 같은 "당연히 있어야 할 툴"이 거의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건 SAP 기능 추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웨이퍼 할당/패키징 제약을 깊게 이해하는 팀이 풀 스타트업 기회라고 결론내립니다.
"이 공급망은 스프레드시트, SAP, 그리고 전화로 관리됩니다."
마지막 섹션에서도 Diana Hu는 AI-네이티브 회사들의 공통점을 "회사 전체가 쿼리 가능(queryable)"하다는 것으로 요약합니다. 모든 회의가 기록되고, 모든 티켓이 추적되고, 모든 고객 상호작용이 포착되어 지능 레이어가 읽고 학습할 수 있으면, 회사는 "오픈 루프"에서 "클로즈드 루프"로 바뀐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스프린트 시간이 반으로 줄고, 생산성이 2배가 되는 팀을 봤다고도 말해요. 다만 지금은 Slack, Linear, GitHub, Notion, 콜 녹취 등 수많은 도구를 잔혹한 수준의 통합 작업으로 꿰매야 해서, 이를 기본값으로 만들어주는 제품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YC가 보는 기회는 "대시보드 하나 더"가 아니라, 회사의 산출물들을 하나의 지능 레이어로 묶어 무엇을 잘못 만들고 있는지 경고하고, 에이전트가 실행할 스펙을 생성할 수 있는 "연결 레이어"입니다.
"대시보드가 아닙니다. 회사의 산출물을 '자기개선 루프'로 바꾸는 시스템입니다."
Summer 2026 RFS의 메시지는 일관됩니다. AI가 충분히 강해진 지금, 진짜 병목은 '현실의 스택(데이터·지식·공급망·하드웨어·방어 체계·인터페이스)'이며, 이를 처음부터 다시 짜는 팀이 거대한 기회를 잡는다는 거예요. YC는 특히 탈화학 농업, 서비스의 AI 대체, 개인맞춤 의료, 회사 두뇌/AI OS, 카운터-스웜, 에이전트-퍼스트 소프트웨어, 에이전트용 칩·반도체 공급망 같은 영역에서 "지금 당장 창업해도 늦지 않은" 파도를 강하게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