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상의 본질은 생각을 억누르거나 억지로 평온을 쫓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알아차리는 '순수한 알아차림(Awareness)'에 있습니다. 티베트 불교의 영적 지도자 용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어린 시절 심각한 공황장애를 겪으며 배운 명상의 지혜를 통해,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수용하는 법을 유쾌하게 들려줍니다. 대상을 활용하는 기초 명상부터 감정을 관찰하는 법,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머무는 자유로운 알아차림까지의 3단계를 실천하면 언제 어디서나 마음에 평온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용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강연을 시작하며 청중에게 손이 보이는지, 목소리가 들리는지 묻습니다. 청중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네"라고 답하자, 그는 바로 "이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제 강연은 끝났습니다!"라며 유쾌하게 농담을 던집니다. 😄 하지만 이 장난스러운 말 속에는 깊은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명상의 가장 핵심적인 본질은 바로 '알아차림(자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명상의 본질이라 부르는 것은 바로 알아차림입니다. 알아차림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듣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것이 알아차림입니다."
사실 명상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많은 사람이 명상을 매우 어렵게 느낍니다. 이는 명상에 대한 두 가지 큰 오해 때문입니다.
첫 번째 오해는 "명상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머릿속을 비우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흔히 조용히 집중하면서 "쉿, 나 명상 중이니까 조용히 해!"라고 하며 억지로 생각을 멈추려 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멈추려고 애쓰면 오히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더 늘어납니다. 린포체는 즉석에서 "지금부터 절대로 피자 생각을 하지 마세요!"라는 실험을 제안했고, 관객들은 모두 웃음을 터뜨리며 머릿속에 피자를 떠올렸음을 고백했습니다. 우리는 생각을 억지로 멈출 필요가 없으며, 단지 알아차림과 연결되기만 하면 됩니다. 🍕
두 번째 오해는 "명상은 완벽한 지복과 평화, 휴식을 찾는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평온과 행복, 이완만을 지나치게 쫓아가다 보면, 오히려 그 평화는 저 멀리 도망쳐 버리기 일쑤입니다.
린포체는 어린 시절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마을에서 자랐지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었습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고, 히말라야의 매서운 눈보라와 뇌우는 그를 미칠 것 같은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아홉 살이 되던 해, 그는 훌륭한 명상 스승이었던 아버지에게 명상을 가르쳐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공황을 쫓아내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아름다운 비유를 들려주었습니다.
"알아차림은 산 위의 하늘과 같고, 공황은 산에 몰아치는 폭풍우나 구름과 같단다. 폭풍우가 아무리 거세게 몰아쳐도 하늘 본래의 성품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하늘은 언제나 그 자리에 맑고 고요하게 머물러 있단다. 우리의 알아차림 역시 언제나 존재하며 맑고 고요하다."
문제는 우리가 마음의 하늘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먹구름(생각과 감정)에만 갇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알아차림을 훈련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주변의 어떤 대상이든 활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종소리를 치며 진행된 짧은 실습에서, 린포체는 소리에 귀와 마음을 기울이기만 하면 그것이 곧 명상이라고 설명합니다.
"공황이 오든 말든 그대로 두세요. 피자 생각이 떠오르면 떠오르게 두세요. 피자가 두 개, 세 개, 열 개가 생각나도 괜찮습니다. 소리를 기억하고 듣고 있는 한, 피자가 떠올라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명상은 참으로 단순합니다. 머릿속의 수다와 생각이 오고 가도록 내버려 둔 채, 그저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어린 린포체에게는 또 다른 큰 복병이 있었는데, 바로 지독한 게으름이었습니다. 😴 명상이라는 개념은 무척 좋아했지만, 실제로 연습하는 것은 너무 귀찮아했던 그는 5년 동안 훈련을 미루며 대충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열세 살이 되어 인도에서 3년 동안의 집중 묵언 수행(폐관 수행)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묵언 수행에 들어가면 마음껏 게으름을 피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둘째 달부터 게으름이 다시 찾아왔고, 설상가상으로 게으름과 공황이 손을 잡아버렸습니다. 수행 생활은 지옥처럼 변했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친구들에게 큰소리를 쳐놓았기에 체면 때문에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그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습니다. '공황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
여기서 명상의 두 번째 단계가 시작됩니다. 바로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가지고도 명상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소리를 들으며 알아차림을 유지했듯, 이번에는 공황 자체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를 사면 두 개를 덤으로 주는(1+2)' 환상적인 거래입니다! 공황 덕분에 알아차림, 사랑과 자비, 그리고 지혜라는 세 가지 선물을 한 번에 얻게 되니까요. 이제 공황은 나를 괴롭히는 적이 아니라 가장 훌륭한 스승이자 둘도 없는 절친이 됩니다."
실제로 공황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친구로 받아들이자, 불과 몇 주 만에 오랜 세월 괴롭히던 공황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린포체는 오랜 친구가 떠나버려 섭섭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수행을 평화롭게 마치고 세상에 나온 린포체는 전 세계를 다니며 명상을 가르쳤습니다. 그가 쓴 책 세 권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수많은 제자가 따르며 여러 사원의 주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명성이 높아지자 마음속에서 새로운 종류의 에고(자만심)가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자만심을 경계하기 위해 모든 지위와 안락함을 버리고 거리로 나서는 '유행(떠돌이) 수행'을 결심했습니다. 2011년, 따뜻한 침대와 사원을 뒤로하고 몇 푼의 돈만 쥔 채 거리로 나섰습니다. 몇 주 만에 돈이 떨어지자 음식을 구걸해야 했고, 상한 음식을 먹고 심각한 식중독에 걸려 구토와 설사를 하며 홀로 길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명상의 세 번째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바로 어떠한 도구나 도움도 필요 없는 '자유로운 순수 알아차림'이었습니다.
"이제는 소리나 호흡 같은 어떠한 도움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알아차림 그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오직 하늘 그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몸은 극도로 쇠약해져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온전히 현존하며 자유로웠습니다. 기적적으로 고비를 넘기고 의식을 되찾았을 때, 세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차가운 길바닥은 내 집처럼 포근하게 느껴졌고,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환희로 다가왔으며, 눈앞의 나무는 사랑의 나무로 보였습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용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염주를 손에 쥐고 흔들며 명상의 정수를 아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짤랑거리는 염주가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우리 마음의 수다(Blah, blah, blah...)라면, 자유로운 알아차림은 그 염주를 툭 내려놓는 것과 같습니다.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거나 명상이라는 행위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의 방황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자유로운 알아차림이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저 온전히 존재하세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명상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길을 잃지 않고 그저 현존하는 느낌, 그것이면 됩니다. 자유로워지세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