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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형태: 들쭉날쭉한 경계, 병목 현상, 그리고 돌파구

이 글은 AI의 능력이 어떤 분야에서는 초인적이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들쭉날쭉한 경계(Jagged Frontier)'의 특성을 2025년 시점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작업 전체를 자동화하는 데 방해가 되는 '병목 현상'을 만들지만, 기술적 난제(Reverse Salients)가 해결되는 순간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저자는 구글의 새로운 이미지 생성 모델 등을 예시로 들며,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1. 여전히 '들쭉날쭉한' AI의 능력 (The Jagged Frontier)

2023년이라는 '고대 AI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저와 공저자들은 AI의 기이한 능력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들쭉날쭉한 경계(Jagged Frontier)'라는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AI는 어떤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해내지만, 어떤 일은 인간의 직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만큼 엉망으로 처리하곤 했죠. 2025년인 지금도 이 특징은 AI의 핵심적인 요소이자 끝없는 혼란의 원인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AI가 의학적 진단을 내리거나 아주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는 인간을 초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최근 수학 능력은 정말 비약적으로 발전했죠). 하지만 여전히 비교적 간단한 시각적 퍼즐을 풀거나 자판기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일에는 서툽니다. AI의 정확한 능력치는 여전히 미스터리이며, 그래서 AI를 사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일각에서는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런 '들쭉날쭉함'이 곧 사라지고 모든 면에서 인간을 앞설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는 AI의 경계는 앞으로도 계속 들쭉날쭉할 것이라고 봅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억력(Memory)' 문제입니다. LLM(거대언어모델)은 새로운 작업을 수행하고 그것을 영구적으로 기억하여 학습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위의 차트처럼 최근 연구에서도 AI의 능력은 읽기, 수학, 추론 등에서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기억력과 같은 부분에서는 거의 발전이 없는 불균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AI는 특정 영역에서는 초인적이지만, 인간의 업무 영역과 완전히 겹치지 않는 독특한 형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2. 병목 현상과 1%의 엣지 케이스 (Bottlenecks)

이러한 능력의 불균형은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실제 업무 적용에는 큰 '병목 현상(Bottlenecks)'을 일으킵니다. 시스템의 성능은 가장 취약한 구성 요소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 AI 시각 시스템이 의료 영상을 완벽히 판독하지 못해 의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 AI가 100% 정확해야 하는 작업에서 여전히 환각(Hallucination) 증세를 보입니다.
  • 심지어 기술 외적인 병목도 있습니다. AI가 신약 후보 물질을 10배 빨리 찾아내더라도, 임상 시험 환자를 모집하고 규제 기관(FDA)의 승인을 받는 속도는 여전히 '인간의 속도'와 '제도의 속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AI가 거의 모든 작업을 완벽하게 수행하더라도, 아주 작은 '엣지 케이스(Edge cases)' 때문에 인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연구 팀이 GPT-4.1을 이용해 코크란 리뷰(의학 메타 연구)를 재현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적절한 프롬프트와 지원을 받은 GPT-4.1은 "전통적인 체계적 문헌 고찰 방식으로는 약 12년이 걸릴 작업 분량인 코크란 리뷰 전체 이슈(n=12)를 단 이틀 만에 재현하고 업데이트했습니다."

이 AI는 14만 개 이상의 인용문을 스크리닝하고 데이터를 추출하며 통계 분석까지 수행해냈습니다. 정확도도 인간보다 높았죠. 하지만 AI는 보충 자료에 접근하거나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미공개 데이터를 요청하는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전체 오류의 1% 미만을 차지하지만, 이 1% 때문에 프로세스를 완전히 자동화할 수 없습니다.

결국 12년의 업무를 2일로 단축하려면, 과학적 절차를 이해하고 엣지 케이스를 처리할 수 있는 전문가 인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들쭉날쭉한 경계가 만드는 병목 현상이며, AI가 아직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3. 역돌출부와 갑작스러운 도약 (Reverse Salients)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기술 역사가 토마스 휴즈(Thomas Hughes)가 말한 '역돌출부(Reverse Salients)' 개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발전하는 시스템에서 기술적 혹은 사회적 문제 하나가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뒤처진 부분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점은, AI 기업들이 이 병목 구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순간, 시스템 전체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최신 사례로 구글의 새로운 이미지 생성 AI인 '나노 바나나 프로(Nano Banana Pro)'(AI 회사들은 여전히 작명 센스가 엉망입니다 😅)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은 뛰어난 이미지 생성 능력과 똑똑한 AI 모델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제가 과거에 테스트했던 "비행기에서 와이파이를 쓰는 수달" 프롬프트를 다시 입력해 보았습니다.

과거(2021년)의 결과물:

현재(2025년, Nano Banana Pro)의 결과물:

엄청난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이제는 철자 오류도 없고, 조명과 각도까지 완벽하게 구현합니다.

이러한 이미지 생성 능력의 향상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을 넘어, 그동안 막혀있던 다른 기능들의 병목을 뚫어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파워포인트 제작을 생각해 봅시다. 기존의 클로드(Claude)나 챗GPT는 슬라이드를 만들기 위해 '컴퓨터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을 썼기 때문에 결과물이 다소 딱딱하고 지루했습니다.

기존 방식(코드로 작성된 슬라이드):

하지만 이제 구글의 노트북LM(NotebookLM)은 '나노 바나나 프로'와 결합하여 코드가 아닌 이미지 자체로 슬라이드를 생성합니다. 이미지 품질이라는 병목이 해결되자, AI는 갑자기 훨씬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프레젠테이션 도구로 변모했습니다. 이제는 "손으로 그린 느낌", "1980년대 펑크 스타일", 혹은 "수달 테마" 등 원하는 스타일대로 자료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죠.

새로운 방식(이미지 생성 기반 슬라이드):


4. 마치며: 병목을 주시하라

AI가 분석이나 파워포인트 제작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되더라도, 컨설턴트나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내고,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고, AI와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여전히 AI가 잘 못하는,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AI의 '병목 현상'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벤치마크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AI를 가로막고 있는 결정적 장애물이 무엇인가?"입니다. 이미지 생성이라는 병목이 뚫리자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이 폭발적으로 개방된 것처럼, 다음 병목(기억력? 실시간 학습? 물리적 행동?)이 해결되는 순간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약이 일어날 것입니다.

어느 곳에선가, 지금 이 순간에도 AI 연구소는 이러한 병목 현상들을 '역돌출부'로 간주하고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돌파될 때 우리에게 미리 경고가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AI의 들쭉날쭉한 경계는 우리에게 좌절감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만이 채울 수 있는 수많은 기회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급격한 변화와 그 속에 숨겨진 기회, 두 가지 모두에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요약 완료: 2025. 12. 24. 오후 11: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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