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gma 공동창업자 딜런 필드는 어떻게 작은 아이디어를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디자인 플랫폼으로 키워냈을까? 이 대화에서는 Figma의 기원, 성장을 이끈 핵심 원칙과 도전들, 디자인과 AI의 접점에서 펼쳐질 미래까지 구체적으로 다뤄진다. 창업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과 인상 깊은 대사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딜런은 먼저 Figma의 현재 규모에 대해 이야기하며, 제품이 늘어나고 팀이 커진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회를 풀었다.
"지금 Figma는 하이브리드로 1,700명 규모가 됐어요. 최근에 제품 라인업을 두 배로 늘려서 현재 8개의 제품이 있고, 아직도 때때로 이 숫자가 믿기지 않아요."
최근 IPO(기업공개), 지속적인 신제품 발표, 사용자 피드백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런 변화와 성장의 중심에는 사용자를 위한 문제 해결 노력이 늘 있었다.
딜런과 공동창업자 에반의 대학 시절로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드론과 WebGL 중 어느 쪽이 더 성장성이 있는 아이템일지 고민하다, 결국 WebGL 기술의 가능성에 집중한다.
"우리는 처음에 두 가지를 보고 있었어요. 하나는 드론이고, 하나는 WebGL이었죠. 에반이 드론은 별로라고 해서 '그럼 WebGL로 가자!' 결론이 났죠."
수많은 시행착오와 긴 탐색 끝에, 본격적으로 Figma라는 제품을 빌드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8월이었다. 이 과정에서 드론이나 게임 툴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실제로 회사를 창업해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가 분명했다.
Teal Fellowship 덕분에 일정한 자본과 '실패해도 부담 없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중요한 요소였다.
"6개월만 해 보고 그만뒀다면 Figma는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어떻게든 '시간'을 버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초기의 아이디어 전환(피벗)과 동기부여 문제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둘은 힘든 시기마다 서로 의지하며 미래를 그렸고, 직접 뭔가를 만들어보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매주 무언가 미래를 만들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가끔은 '밈'(밈 생성기)이 대박날 거라 생각해서 실제로 만들어보기도 했죠."
Figma가 실제 사용자들을 모으기 시작한 계기는 직접 네트워킹, 냉정한 피드백 요청, 그리고 '콜드 이메일'이었다.
"정말 콜드 이메일 보내면 사람들이 답장해줘서 신기했어요. 디자이너 분들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피드백을 줬고, 반복적으로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면서 조금씩 사용자가 생겼습니다."
피드백을 쌓으면서 점점 제품이 나아졌고,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제 고객사(노션 등)와 파일럿을 진행하는 등 생생한 이야기도 전한다.
Figma의 출시는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그 과정 동안 엄청난 사용자 피드백을 받으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딜런은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출시해서 피드백을 받아라'는 조언도 강조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가능한 한 빨리 제품을 출시하라는 거예요. 저는 너무 늦게 냈어요. 자본이 있다면 팀 규모를 조금 더 빨리 키웠어야 했죠."
Figma는 '제약이 많은 환경'에서 오히려 창의적 문제 해결이 촉진된다고 믿으며, '복잡한 것 대신 꼭 필요한 것에 집중하라'는 문화를 만들어왔다.
"제약이 있으면 오히려 창의적인 대안이 생깁니다. 무한정 투자가 가능한 환경보다 훨씬 재미있는 방법이 나오죠."
제품을 얼마나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지, 즉 Product Market Fit 이상으로 Product Market Pull 개념을 중요하게 본다.
"우리의 제품이 충분히 좋지 않은데도, 사용자들이 12페이지짜리 요구사항 문서를 보내며 '이거 꼭 만들어달라'고 하면, 그 자체가 엄청난 신호입니다. 사람들이 정말 우리 제품을 원한다는 것, 그걸 절대 오해하지 말아야 해요."
딜런은 초기부터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경험(어린 시절 배우로 활동하며 거절을 수없이 겪은 것)이 오히려 벤처 창업, 제품 개발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최근 OpenAI의 유명 디자이너 인수와 여러 기업의 디자인 중심 전략 변화 등, 지금이 디자인의 시대임을 여러 예시로 설명한다.
"요즘은 개발이 쉬워지고,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그런 시대에는 디테일, 디자인, 관점이 진짜 경쟁력이 됩니다. 에어비앤비도 '우리의 차별점은 디자인'이라고 선언했죠."
딜런은 디자인이 더 이상 '겉에 바르는 립스틱'이 아니라, 제품 기획부터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디자인은 단순히 예쁘게 데코레이팅하는 게 아니에요. 처음부터 어떻게 작동할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Figma는 사용자 행동에서 영감을 얻어 Jam, Slides, Draw, Buzz, Sites, Make 등 다양한 신제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Figma Make'는 AI가 제안한 프로토타입을 단번에 만들어주는 도구로서, 실험 속도를 대폭 올렸다.
"Figma Make 덕분에 아이디어를 훨씬 빨리, 그리고 더 자주 버릴 수 있게 됐어요. 프로토타이핑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최근에는 디자인, 개발, 심지어 리서치의 영역이 모두 뒤섞이고 있으며, AI는 그 경계를 더 흐리고 있다.
"이제 개발과 디자인, 제품 기획, 심지어 연구까지 구분이 점점 흐려지고 있죠. 특히 AI는 이런 변화를 더 가속화하고 있어요."
AI가 일으키는 새로운 UI 패러다임에 대해 딜런은 '우리는 지금 AI의 MS-DOS 시대에 살고 있다'며, 앞으로 전혀 다른 인터페이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년 후에는 '우리 다 예전엔 AI랑 채팅만 했었어'라며 웃게 될 겁니다."
향후에는 앱, 디바이스, 디스플레이 자체가 훨씬 다양해지고, AI가 모든 곳에 녹아든 환경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 확장되고 중요해질 것이라 진단한다.
"디자이너들이 창업해야 해요. 이제는 단순히 UI를 만드는 게 아니라, 회사 전체의 미래를 만들어갈 시대입니다."
딜런은 Figma 내부에서도 리서치 조직에 디자이너를 깊게 참여시키고, 사용자의 목소리를 더 직접적으로 제품에 반영하게 한다.
"연구자들만 문제를 추상적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실제 사용자의 행동과 고민을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는 감각이 필요해요."
앞으로의 디자이너는 기업 의사결정, 창업, 리서치 모두의 중심에 설 것이며, 누구나 어느 정도 디자인의 영역에 기여하는 회사 문화가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앞으로는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디자인 과정에 기여할 테고, 최고의 디자이너는 점점 더 리더와 전문가로 인정받게 될 거예요."
Q&A에서 딜런은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간단한 것은 간단하게, 복잡한 것은 가능하게 만드는 겁니다."
"많은 윤리적 이슈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뭔가를 개발할 때 사용자, 사회 차원의 논의가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AI 모델과만 대화하며 사회적 연결감을 얻는 세상, 저는 그게 사회적으로 해로운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제발 데이트 하세요!"
사용자 행동을 관찰하는 다양한 방법(인터뷰, 데이터 분석, 소셜 미디어 등)과 관찰로부터 제품화되는 사례도 친근하게 소개된다.
딜런은 개인적인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
"삶의 의미는 의식을 탐구하고, 최대한 배우며, 사랑을 나누고, 내 주변 사람들과 나 자신이 만족하며 행복한 상태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사용자에 대한 애정', '팀에 대한 자부심', '지속적인 호기심과 탐구'의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딜런 필드는 Figma의 성장, 창업에서 겪는 실제 고민, AI 시대의 디자인의 중요성과 현장감 있는 조언을 간결하면서도 따뜻하게 전달한다. 그가 강조하는 피드백의 힘, 빠른 실행, 그리고 디자인의 진짜 가치는 앞으로도 모든 창업가와 디자이너에게 큰 영감을 줄 만하다. ✨
"회사와 제품이 정말로 필요하다는 사인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움직이세요. 그리고 주저하지 말고 피드백을 받으세요. 그 속에 미래가 있습니다."